생각 정리 & 회고

봄아카데미 UXUI 디자이너 부트캠프 수강 후기

saejun 2023. 10. 4. 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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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본격적으로 디자인 공부를 시작하기로 마음먹고 난 뒤 디자인 학원과 온라인 부트캠프 과정을 알아보았다. 그전까지 패스트캠퍼스, 콜로소 및 유튜브 강의를 보면서 틈틈이 독학을 하고 있긴 했으나 누군가의 피드백 없이 홀로 디자인을 공부하는 과정은 녹록지 않았고, 무엇보다 규칙적인 공부 루틴이 만들어지지 않았다. 그래서 초반 3~4개월 정도는 학원이나 부트캠프 강의를 수강하면서 기본기와 공부루틴을 탄탄하게 다지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디자인 학원 vs 부트캠프

현재의 내 상황에는 부트캠프 과정이 더 적합하다고 결론을 내렸는데, 그 이유는 아래와 같다:

 

  1. 부족한 기본기와 공부루틴: 디자인 학원 같은 경우 평균적으로 월 50만 원 정도의 학원비에 주 2회 수업이 진행된다. 수업이 주 2회만 진행되는 만큼, 수업 피드백을 바탕으로 혼자서 과제 및 작업을 진행해야 하는데 아직 나의 디자인 기본기와 실력에 대한 확신이 부족했다. 따라서,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매일 수업이 빡빡하게 진행되며 기본기부터 차근차근 다질 수 있는 부트캠프가 더 적합하다고 생각했다.

  2. 국민취업제도: 나 같은 경우 현재 일을 쉬고 있어서 해당 제도의 I유형으로 구진촉진수당(50만 원)을 지원받을 수 있는 상태였고, 대부분의 유명 디자인 학원은 국비지원이 되지 않는다. 학원 같은 경우 최소 6개월은 다녀야 한다는 전제하에 자비로 최소 300만 원 정도는 투자해기 때문에 일과 공부를 병행해야 하는데, 금액이 부담스럽기도 하고 기본기가 갖춰지지 않은 초반엔 디자인 공부 한 가지에만 집중하고 싶었다. 따라서, 국비지원이 가능한 부트캠프 과정만 추렸다.

봄아카데미를 선택한 이유

사실 봄아카데미는 1순위로 선택한 과정이 아니었다. 처음 선택했던 과정은 코드스테이츠에서 운영하는 UX/UI기획자 부트캠프였다. 자비부담이 0원이었고 무엇보다 대부분의 과정이 온라인으로 진행된다는 점과 6주간의 인턴십 프로젝트를 통해 취업연계 및 실무경험을 쌓을 수 있다는 점이 굉장히 매력적이었다. 또한 기존의 많은 UXUI과정이 UI에 초점을 맞춘 반면 이 과정은 UX 리서치에 많은 무게추가 실려있다는 것도(어디까지나 커리큘럼 기준) 또 다른 이유였다.

 

다만, 이번에 처음으로 1기를 모집하는 거였기 때문에 수업 완성도에 대해선 물음표가 붙는 상황이었고, 4월 초/중순에 오픈 예정이던 과정이 4월 말이 다 되어서야 가까스로 모집을 시작했다는 점도 불안요소였다. 초반에 공개된 사전강의도 완성도가 많이 떨어진 느낌이더니... 결국 고작 개강 1주일을 앞두고 준비가 미흡하다는 이유로 부트캠프가 무기한 연기되었다. (그리고 10월이 다된 이 시점에서도 여전히 오픈되지 않았다.)

 

부트캠프가 시작되기만을 여유롭게 기다리던 나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고, 그다음 날 바로 부트캠프 후보군에 있던 봄아카데미에 방문해 상담을 받고 바로 다음 부트캠프 기수에 등록했다. 기존에 여러 가지 옵션을 찾아놨기에 망정이지, 공부 일정이 엄청나게 꼬여버릴 뻔했다.(국민취업제도 담당자와 만나 일정을 다 픽스한 상태라 부트캠프 시작이 딜레이 되면 복잡해지는 상황이었다.)

 

봄아카데미가 1순위가 아니었던 건 오프라인 과정이었던 점(대중교통으로 집에서 1시간 떨어진 거리)과 UX보다는 UI에 치중된 커리큘럼이었다(다만 이건 나중에 돌아보니 오히려 독보다 득이 되었다, 아래에서 자세히 다룰 예정)이었다. 그래도 전반적으로 학원에 대한 긍정적인 후기가 많았고, 이동시간은 부담스럽지만(지하철에서 디자인 이론서를 읽자고 다짐했다..) 선생님과 면대면으로 수업과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는 건 집중력과 동기부여 측면에서 확실히 온라인 수업 대비 장점인 것 같았다.


봄아카데미 부트캠프 만족도

일단 요약부터 하면 5점 만점에 3.5점 정도를 주고 싶다.

 

좋았던 점

  • 굉장히 탄탄한 포토샵 / 일러스트 수업: 이 과정 하나만 놓고도 4개월의 시간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좋았다. 특히, 내가 알던 포토샵과 일러스트는 심화과정을 담당하시는 전상현 강사님을 만나기 전과 후로 나뉜다고 할 수 있을 정도.

  • 꼼꼼한 오프라인 피드백: 다른 온라인 부트캠프 과정의 경우, 강사님의 피드백이 굉장히 늦게 오거나 부족하다는 후기를 종종 본 적이 있는데, 봄아카데미의 경우 선생님과 직접 대면하며 구체적이고 세심한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 거기다가 수업이 끝난 뒤에도 늦게까지 남아서 케어를 많이 해주신다.
    *이메일이나 카톡을 통해서 강사님께 디자인 피드백을 받을 수도 있지만, 디자인이란 과목 특성상 온라인(텍스트)을 통한 피드백은 형식적이고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하시며 수업시간에 최대한 피드백을 받을 것을 권장하신다. 확실한 오프라인 수업만의 장점.

  • 친절하신 강사님들: 위 내용과 어느 정도 맞물려 있지만, 과목을 막론하고(부트캠프 과정엔 총 4과목이 존재) 강사님들이 모두 친절하시다. 디자인 공부를 이제 막 새롭게 시작한 학생의 입장(특히 비전공자)에선 공부할 때마다 막막함이 느껴질 수 있는데, 강사님들과 쉽게 유대감을 형성할 수 있는 환경이 도움이 많이 된다. 

아쉬운 점

  • 모바일 앱 디자인 X:고정형 웹과 반응형 웹을 디자인하는 과정으로 앱을 디자인하는 과정이 커리큘럼에 포함되어있지 않은 점은 아쉽다. 자연스럽게 이와 연관된 UX 관련 내용도 부족하다. 명칭은 UXUI 과정이지만 UI 디자인 및 웹퍼블리셔 과정에 더 가깝다.

  • 과목 간 부족한 연관성: 부트캠프엔 총 4가지 과목(모바일 & 웹 디자인 이론/실습, 포토샵/일러스트레이터 기초/중급/고급, 초급코딩(HTML/CSS), Figma)이 있는데 커리큘럼이 조금 더 촘촘하게 엮여있으면 좋을 것 같다. 현재는 과목별로 일정이 제각각이고 연관성도 부족하다. 예를 들어, 코딩수업에서 실제로 간단한 웹사이트를 만들어보는 과정이 있는데 랜덤 한 예시를 만들어보는 대신에 수강생들이 각자 디자인한 웹페이지를 코드로 구현해 본다던지, 포토샵이나 일러스트레이터도 마찬가지로 랜덤 한 아이콘을 만드는 게 아닌 실제 수강생의 프로젝트에서 사용할 아이콘 세트를 만들어본다던지.

  • 떨어지는 컴퓨터 사양: 학원에서 모든 자리에 MAC을 제공하긴 하는데 사양이 떨어지고 느리다. 어도비 같은 경우도 CS6 버전이 돌아가는데, 심화수업에서 다루는 예제를 지원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개인 맥북을 학원으로 들고 다녔다.

  • 일찍 닫는 학원: 수업이 6시에 끝나고 6시 반이면 학원이 문을 닫는다.(간혹 10시까지 하는 날도 종종 있으나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따라서, 수업이 끝나고 계속 작업을 하고 싶으면 근처 카페를 이용하거나 집에 돌아가서 작업해야 한다. 보통은 큰 문제가 없지만 개인 노트북이나 작업환경(어도비 및 피그마 등의 애플리케이션)이 갖춰지지 않은 경우엔 아쉬울 수 있다.

  • 전무한 이력서 / 커리어 코칭: 이력서나 커리어 코칭이나 상담은 따로 이뤄지지 않는다. 개인적으로 상담이나 피드백은 요청할 수 있다. 다만, 부트캠프에 커리큘럼에 포함된 내용은 없고 다른 디자인 학원처럼 합격리스트가 공유되진 않는다.

  • 부족한 수강생 간의 교류: 이건 기수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는 것 같지만, 전반적으로 굉장히 조용한 분위기. 옆자리에 않은 학생과 인사 나누는 정도. 만약 화기애애(?)하고 서로 파이팅을 불어넣어 주는 분위기를 기대한다면 실망할 수 있다. 난 실망했다.

 

개인적인 총평

적고 나니 좋았던 점보다 아쉬운 점이 더 많이 보이긴 하지만, 국비지원으로 4개월 동안 자비로 50만 원만 부담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만족스러운 강의였다. 특히, 위에서 적은 것처럼 포토샵/일러스트 강의가 너무 좋았다. 추가로 반응형 웹사이트 프로젝트 사이클(기획부터 디자인 그리고 포트폴리오 제작)을 진행하면서 전체적인 디자인작업 워크플로우를 익힐 수 있었고, 수강 전엔 디자인 자체가 막막하게 느껴졌다면 이제는 혼자서도 디자인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는 기본적인 틀은 갖췄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디자인 수업은 만족스러웠던 반면, 코딩이나 피그마 수업은 개인적으로 아쉬웠다. 기능을 하나씩 리뷰하는 수준이고 지루하다. 오히려 유튜브에 좋은 강의가 많으니 영상들 보면서 독학하는 게 더 체계적이고 쉽다. 개인적으로 코딩은 생활코딩(기본적인 개념 정립)과 웹스토리보이(웹디자인기능사 준비) 채널을 통해서 공부하고 있으며 피그마는 오피셜 채널 튜토리얼을 많이 참고하고 있다.


어떤 사람이 수강하면 좋을까? 

*아래 내용은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의견입니다.

 

만약 본인이 비전공자이고, 국비지원을 받을 수 있는 부트캠프 과정을 찾고 있다면 봄아카데미를 추천한다.

 

다만, 디자인 전공자 출신이거나 어느 정도 기본기를 갖추고 있는 상황에서 명확한 취업목표가 'UX디자이너' 또는 '프로덕트 디자이너'라면 좀 더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디자인 학원에서 포트폴리오/취업 코칭을 받는 게 더 좋다고 생각한다.

 

봄아카데미 UXUI는 어디까지나 UI와 퍼플리싱에 포커싱이 맞춰져 있는 과정으로 UX나 앱 관련 내용은 많이 부족하다. 거기다 탄탄한 포토샵/일러스트레이터 수업도 UX 쪽으로 집중한다고 하면 상대적으로 중요도가 그렇게 높진 않다. 그래픽 아웃풋을 뽑아내는 능력도 물론 중요하지만 탄탄한 기획력과 논리력을 키우는 게 상대적으론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수업을 이수한다고 해서 당장 UX디자이너나 프로덕트 디자이너로 취업을 기대하기엔 현실적으로 어렵고, 종강 후 보다 전문적인 학원에서 포트폴리오 수업을 듣거나 독학으로 디자인 공부를 이어나갈 수 있는 탄탄한 기본베이스를 만드는 수준의 강의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마치며

개인적으로는 여전히 디자인 분야를 탐색 중이다. 물론 취업을 목표로 시장에서 수요가 많은 UXUI디자인 공부를 시작했지만, 취업과 별개로 순수하게 공부하고 싶은 쪽은 BX 디자인이다. 봄아카데미의 포토샵/일러스트레이터 수업을 들으면서 이 점은 한번 더 분명하게 알게 되었다. 

 

만일 처음에 계획한 대로 UX에 포커스가 맞춰진 코드스테이츠 부트캠프 과정을 수강했다면 '취업'이란 목표에 함몰된 나머지 너무 일찍부터 디자인 공부와 취업의 종착지를 특정한 방향으로만 제한해 버렸을지도 모른다. 그런 점에서 오히려 봄아카데미에서 부트캠프 과정을 듣게 된 게 개인적으론 더 잘된 일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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