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바이트와 디자인 공부를 병행하다
지난 회고에서 끝맺음할 때 계획했던 것처럼, 10월 말부터 완성된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디자인 아르바이트를 지원하기 시작했다. 간단한 사진보정이나 쇼핑몰 웹사이트를 관리하는 아르바이트 정도는 쉽게 구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오산이었다. 이력서와 포트폴리오를 열람한 뒤에 연락해 주는 곳은 거의 없었다.
불행 중 다행(?)으로 파트타이머 웹디자이너를 뽑는 문구회사의 면접을 볼 수 있었으나 왕복 2시간이 걸리는 출퇴근거리와 1년의 의무 근무기간은 부담스러웠고, 무엇보다 UX 관련된 실무 경험을 해볼 수 있다는 확신이 들지 않아서 고사했다.
다만, 당장 생활비를 벌면서 디자인 공부를 병행해야 하는 상황이었기에 아르바이트 업종에서 타협을 보기로 했다. 일단 디자인 공부를 지속해 나갈 수 있는 생활비와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했기에 집에서 가까운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고, 부족한 돈은 번역 재택알바를 하면서 충당했다.
하루에 확보할 수 있는 디자인 공부 시간이 4~5시간 남짓인 점이 부담스러웠지만 역설적으로 시간이 부족하니 그만큼 더 집중해서 공부하는 효과가 있었다. 오히려 일과 공부를 병행하니 효율이 더 올라가는 것 같기도
웹디자인기능사 합격 & 본격적인 FIGMA 디깅
한 번씩 미끄러졌던 GTQ 시험관 달리 웹디자인기능사 실기시험은 당당하게 한 번에 합격했다(뿌듯 - 합격후기). jQuery 대신 JavaScript만을 고집해서 공부 난이도가 좀 있었고, 포트폴리오 작업할 시간도 부족한 상황에서 코딩 공부하는데 시간을 많이 뺏겨 부담스러웠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서 보니 옳은 결정이었다. 아래서 후술 할 인턴십 면접을 볼 때도 도움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웹디자인 전반을 공부할 때 기본적인 코딩 개념을 이해하고 있는 게 확실히 도움이 많이 된다. 심지어 FIGMA 같은 툴도 코딩에서 가져온 개념이 많다.
한동안 자격증 수집병에 걸렸었다. 웹디자인기능사에 이어서 Google UX 수업도 듣고 있었는데, 일단 잠시 멈추기로 했다. UX 관련 지식을 쌓는 것은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실질적인 디자인 연습이라는 생각이 자꾸 들어서, 일단 가장 핵심인 FIGMA부터 제대로 파보기로 했다. 주변 디자이너들의 조언을 듣고 내가 좋아하는 서비스가 아닌 잘 만든 서비스(토스)의 화면을 캡처에서 클론 하는 형태로 공부했고, 오토레이웃과 컴포넌트를 마스터하는데 중점을 두었다. 프로토타이핑에도 많은 시간을 투자했는데, 실무 하는 사람들로부터 여기에 시간 쓰지 말고 디자인 가이드 작성과 오토레이아웃 그리고 컴포넌트 세 가지를 마스터하라는 조언을 들었다.
포트폴리오 피드백받기 & 원티드 프리온보딩 챌린지
지금까지 내가 혼자 작업해 온 결과물(포트폴리오)에 대한 피드백이 필요했기에 전 직장에서 디자인을 총괄하던 분에게 연락을 드렸다. 다행히도 흔쾌히 만나서 내 작업물에 대한 피드백을 해주셨다. 몇 달 전에 미리 연락드렸으면 좋았을 걸이란 후회가 남을 만큼 정말 도움이 되는 피드백을 많이 받았다.
부트캠프에서 진행했던 프로젝트들은 UX적인 고민이 하나도 담겨있지 않다며 신랄하게(?) 까였고, 오히려 실제로 클라이언트와 진행했던 개인 프로젝트(패키지, 포스터 디자인 등등)에서 나의 색깔과 개성이 드러난다는 피드백을 받았다. UX 디자이너가 되고 싶다면 규모와 상관없이 실제 클라이언트를 대상으로 디자인을 해주거나 아니면 사이드 프로젝트를 진행해 보고 그 결과를 토대로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보라는 조언이었다.
개인작업 형태의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건 그다지 추천하지 않고, 기존에 존재하는 서비스를 리디자인하는 것도 리스크가 있다는 말도 덧붙이셨다(그도 그럴 것이 면접에서 해당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실무 담당자한테 너무 많은 약점(?)을 노출할 수 있다)
12월에 참여했던 원티드 프리온보딩 챌린지에서도 위와 비슷한 조언들을 많이 들었다. 요약하면, 핵심은 실제로 자신만의 프로젝트를 진행해 보는 것이 가장 유의미하고 여기에 더불어 직접 작업한 디자인에 대한 평가/개선사항을 뒷받침할 수 있는 데이터까지 포트폴리오를 통해 제공할 수 있다면 베스트.
원티드 프리온보딩 챌린지는 기대이상으로 만족도가 높았다. 포트폴리오에 넣을 프로젝트가 완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듣긴 했지만, 실무에서 기대하는 UX디자이너의 역할과 신입과 경력에 따라 조직에서 기대하는 역량 등을 포함해 UX디자인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본격적인 공부/이직을 준비하기 전에 꼭 한번 들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나도 추후 포트폴리오 윤곽이 어느 정도 잡히면 다시 한번 수강할 예정이다.
UX 디자이너 인턴쉽 합격
디자인 공부를 병행하면서 포트폴리오용 사이드 프로젝트를 알아보던 와중에 혹시 UX인턴십에 지원해 보면 어떨까란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디자인 관련 아르바이트는 많지만, UX나 웹 관련된 업무는 거의 없었고(경력직에 한해 파트타이머 형태로 일할 수 있는 기회는 꽤 많은 듯 보였다), 사이드 프로젝트는 향후 구성원의 사정에 따라서 완성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리스크가 있었다. 따라서, 인턴십 포지션에 나이 제한만 없다면 인턴십으로 시작하는 게 지금의 나에겐 가장 현실적인 선택인 것처럼 보였다.
여기저기 검색을 해보다가 인턴십 공고를 발견했고 망설임 없이 바로 지원했다. 다행히 면접을 진행할 기회를 얻게 되었고, 과정에서 기존의 포트폴리오뿐만 아니라 웹디자인기능사를 공부하면서 Github에 작성했던 코드와 FIGMA로 작업한 클론 디자인 등 현재 내가 가진 스킬을 전부 다 보여주려고 노력했다. 최종 결과는 합격! 바로 다음 주부터 출근하게 되었다.
UX 관련 실무경험을 쌓으며 동시에 디자인 공부를 병행해 나갈 수 있게 되니 막막함이 거치고 동시에 약간의 안도감도 든다. 이 경험이 2024년에 신입 UX 디자이너로 취업하는 토대가 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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